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진경준 긴급체포 과연 구속까지 이어질까?



모든 것을 다 가졌었는데 너무 욕심부리다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졌네요.

긴급체포는 법률용어입니다. 검찰에 불려갈때 신분이 가장 중요한데요.


참고인으로 불려가도 조사중 또는 이후에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고 피의자로 불려가서 범죄 혐의가 심각해서 구속될 수 있어요. 그런제 김정주/진경준은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었죠. 김정주는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귀가했는데 이미 출국금지된 상태라서 구속신청에 긴급성이 없다고 봤을 겁니다. 그러나 진경준은 피의자 심문 중 범죄 혐의가 드러나서 바로 구속신청을 해야 하는데 구속신청한 후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받아야 실제로 구속이 가능합니다. 구속된 상태에서는 피의자를 구치소에 가둬놓고 손발 모두 묶은채로 (변호사를 통하는 것 이외에는 스스로 방어논리를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 범죄 내용을 소상히 밝혀서 실형선고가 될때까지 검찰에서 유리하게 기소유지를 할 수 있는거죠. 이런 절차를 밟기 위해 긴급체포했다는 뜻이지 사건 발발 몇달이 지난 지금에 한 것이 무슨 긴급체포냐고 웃을 일 아닙니다.



진경준은 검사장까지 한 사람이니까 이런 모든 절차에 전문적 지식이 있고 지난 몇달동안 많은 방어논리를 만들고 수많은 증거를 인멸하느라 노력했을 것 같은데 특임검사가 실력이 뛰어나네요. 사실 검사들 외압없이 마음껏 수사하라고 하면 이정도는 다 할 수 있죠. 아마도 현정권이 지지율이 많이 하락한 상태에서 지지율 방어 하기 위해서 흠결이 많아 국민적 지탄을 받는 고위공직자들을 확실하게 처벌하고 가기로 작정을 한 것 같습니다. 보통의 경우였다면 진경준 사표내고 검찰 나온후 변호사 개업하고 그동안 뇌물받은 것으로 잘먹고 잘살았을텐데 이번에 드러난 범죄만으로도 10년 이하로 방어하기 정말 어려워 보입니다.



넥슨건이 워낙 커서 별건수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대한항공의 청소용역도 지위를 이용한 범죄임이 너무 명확하네요. 1억이상이면 10년 이상이라는데 매출로 따지면 100억이 넘는 규모라고 하니 최소 수입억 부당이득.


넥슨건이 공소시효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는데 집요하게 파헤쳐서 불과 5천만원짜리 제네시스 (그것도 미리 준비한다고 자기 명의로 받지 않고 처가집 식구를 이용할 정도로 대비는 해놓았지만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이런 거 밝혀내는 것은 일도 아님. 진경준은 검찰 동기중 가장 잘 나갔던 사람의 한사람으로서 이정도 준비만 해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 그러나 정권에서 지지율 방어하기 위해 시범케이스로 엄정 처벌하겠다는 정치적 의사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는 저정도 준비로는 어림도 없죠) 받아서 타고 다닌걸로 포괄일죄가 되면 공소시효 연장됩니다. 진경준이 빠져나올 수 없다는 말.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너무 명확해서 구속적부심사에서 구속신청 기각될 가능성도 거의 없어요. 아마 본인도 지금은 눈앞이 캄캄할 것입니다. 하필이면 진경준 담당업무가 기업금융범죄여서 직무관련성 싱크로율 100% 입니다. 구속은 당연하고 뇌물죄 유죄 나올 가능성 다분해요. 이러면 120억 몰수 및 추징. 빈털털이 될 듯.



일반 검사라도 검찰이 이정도로 파헤치기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검사장급 고위층을 이정도 샅샅이 뒤지는 것은 당연히 청와대의 지휘가 있었을 거에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현정권의 지지율 방어. 나향욱도 부패혐의가 없이 실언을 한 상태에서 속전속결로 파면신청해버리는 거 보세요. 이렇게 엄격하게 다루면 정권에 대한 지지율 방어 가능합니다. 검사장급을 이정도로 탈탈 털어버리고 그걸 언론에 그대로 보도자료로 뿌리는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병우 수석이 진경준을 좋게 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혐의가 너무 커져서 애당초 사실대로 불지 않아서 정권에 부담을 준 것에 대해 괘씸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튼 제가 보는 관점에서 진경준은 명예는 물론이고 지금 징역형을 10년 이하로 최대한 낮게 받는 것에 급급해야 하는 입장이고 게다가 뇌물로 형성된 부를 지키기도 매우 어려워보이네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서 빠져나오려고 노력하겠지만 제가 볼때는 정권의 심기를 거슬렸기 때문에 이미 끝난 게임.


긴급체포 시한 48시간인데 피의자 심문후 풀어놓고 구속신청해서 구속적부심사 마친후 구속하는 절차를 기다리는 동안 또다른 증거인멸 행위가 염려되거나 (실제로 김정주와 입을 맞춰서 대비할 수 있죠. 그래서 김정주 새벽 4-5시에 풀어주고 바로 그날 10시에 소환했죠. 김정주 나온 후 전화 통화는 했겠지만 검찰 소환 조사에 대비할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을 겁니다. 그런데 진경준 정도라면 구속신청 완료될때까지 1-2일 정도의 짧은 기간내 최대한 괴력을 발휘해서 김정주 진술 뒤집을 가능성이 (크지는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 긴급체포를 한 것이라는 말. 그런 의미에서 긴급이에요.


뇌물죄에서 김정주는 증뢰자이고 진경준은 수뢰자입니다. 진경준 형사처벌되면 김정주도 마찬가지. 그러나 출국금지된 상태로 충분하고 체포까지 할 긴급성은 없었기 때문에 일단 귀가조치 한 것이죠. 김정주도 여러가지 구린 일이 많아서 진경준에게 120억어치 주식 공짜로 줄 정도로 공을 들여서 보험을 들어놓은 것이었는데 실제로 기가막히게 훌륭한 보험이었죠. 진경준은 아마 사시 성적도 좋고 연수원 성적도 좋았던 모양입니다. 일선 검사들이 많이 하는 잡범들을 별로 상대하지 않고 기업범죄 등 매우 굵직한 업무를 많이 맡았는데 넥슨이 여기에 얼마나 큰 도움을 받았을지... 사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진경준이 아니라 김정주가 더 큰 몸통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예전 삼성 엑스파일 사건과 그후에 김용철 변호사 사건 터졌을때 뇌물받은 검사들 실명 줄줄이 나왔지만 (김용철이 직접 주었기 때문에 본인도 증뢰자로서 형사처벌 각오하고 한 것임. 뇌물죄는 받은 사람뿐 아니라 준 사람도 처벌받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돈받은 검사들의 문제라기 보다는 삼성이 검찰의 엘리트 부분을 저렇게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으니까요. 그나마 삼성 정도나 되니까 그 엄청난 사건에 특검까지 받았고서 용두사미로 만들고 심지어 특검이라는 위기를 이용해서 특검을 구워삶아서 차명계좌로 보유하고 있던 수조원대의 삼성생명 주식을 이건희 실명으로 전환하면서 고작 몇천억 탈세에 대한 벌금과 추징금내고 끝날 수 있었죠. 수조원 상속/증여받으면 50% 세금내야 합니다. 그런데 차명주식 받을때 값으로 계산하고 세금신고 안한것에 대한 벌금으로 수천억 내는 것은 진짜 저렴하게 실명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삼성특검은 이건희 일가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 것이고 당시 그짓을 저질렀던 특별검사는 아마 대대손손 먹고살 돈 받았을 거에요. (나중에 아들이 삼성전자 입사했다는 보도도 나왔구요. 이정도는 애교)


당시 삼성 사건의 몸통이 돈이 몇푼 받아먹은 검찰이 아니라 (물론 도둑잡으라는 개가 주인을 배신한 것이니까 주인인 일반국민 입장에서는 피가 거꾸로 솟을 일이지만 어쨌던 검찰보다 더 나쁘고 큰 몸통은 그런 짓을 저지른) 이건희였던 것처럼 이번 사건도 수백억 뇌물받은 진경준이 몸통이 아니라 그돈을 주고 비리를 감춰온 넥슨의 김정주가 몸통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정주는 이건희가 아니죠. 이건희는 그야말로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서열 2위. 그런데 대한민국 서열 1위인 대통령은 5년마다 바뀌지만 2위는 안바뀐다는 것이 함정.


물론 김정주가 갖고 있는 모든 인맥과 돈을 총동원해서 최악을 사태는 막을 것이고 그동안 한국사회가 돌아가는 구조를 보면 아마도 그런 김정주의 노력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번 사건의 몸통은 고작 100억에 검사의 선서를 개무시하고 검사장까지 오르면서 뇌물을 받아처먹은 진경준이 아니라 창업할때 개고생한 개발자들에게 하나도 나눠주기 아까워서 알토란처럼 보듬고 있던 그 귀한 상장이전의 넥슨주식을 진경준에게 가져다 줌으로써 김정주가 얻으려고 했던 그 부당한 이익. 여기에 수사의 핵심이 있어야 하고 또 우리 일반국민들도 진경준을 욕하는 것 훨씬 더 이상으로 김정주의 비리를 밝혀내라고 요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 입장에서는 그나마 약간의 희망이 있는 이유가 지금 박근혜 정부가 형편없는 지지율에 조기 레임덕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퇴임일까지 1년 반이상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지지못받는 정권이 지지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뭐겠어요? 전두환이 삼청교육대 만들고 깡패 소탕한 거 기억하시죠? 사회의 거머리같은 부정부패에 엄정 대처하면 쿠데타 세력이라고 국민들의 일시적 지지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현정권이 아무리 인기가 없더라도 이런 사회적 비리, 부정부패에 엄청 대처하면 퇴임까지 잘 버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같은 박근혜 호위무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민정수석인 우병우이구요. 우병우도 진경준보다 더 똑똑한 사람입니다. 학력고사에서 전국 53위 했던 사람이에요. 지금 없던 대형 부패혐의라도 만들어서 처단을 해야 할 판국인데 김정주 아주 잘못걸린 것 같습니다. 제생각에 우병우는 장인을 통해 상속받은 재산으로 수백억 이상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라서 퇴임이후 먹고 살 돈에 관심도 없어요. 조준행이 이건희 봐주고 나중에 몇푼 받아먹은 것처럼 김정주 봐주고 나중에 청와대 나온후 용돈 좀 받아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병우가 거기까지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지지율 회복안되면 특단의 대책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부정부패 처단하는 수단을 쓸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회가 이렇게 복잡하게 동작하는 것입니다. 마음씨 좋은 우리 문재인님이 대통령이 되셔야 사회가 깨끗해 지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근혜가 갖고 있는 흠집 때문에 오히려 사회가 더 깨끗해 지는 아이러니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금융범죄에서 우리나라의 증권선물위원회 정도에 해당하는 미국의 SEC 는 예전에 월가에서 작전세력으로 이름을 날렸던 사람을 수장으로 데려온 적도 있어요. 주식으로 도둑질 가장 잘하는 놈을 도둑잡는데 앉혀 놓으면 그보다 수준 아래의 작전세력 모조리 소탕하는 것은 일도 아니죠. 하지만 그 자리에 도덕군자 윤리선생님 앉혀 놓아보세요. 사기꾼 도둑놈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문재인을 흔쾌히 지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에고 말이 너무 많이 나갔네요. ㅎㅎ


아무튼 이번 사건의 몸통은 진경준이 아니라 김정주이어야 한다는 것이 제생각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현명하게 분노해서 현정권 지지율 떨어지면 바로 우리 사회의 이렇게 더러운 먹이사슬을 청소하는데 도움이 될거에요. 그런 점에서 총선에서 여당을 심판하고 수시로 행해지는 여론조사 전화왔을때 귀찮다고 끊지 않고 현정부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 조그만 물방울이 나중에 여론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 더러운 쓰레기를 청소할 수 있으니 역사의 수레바퀴는 참으로 놀라운 방법으로 세상을 진보시키는 것 같아요. ㅎㅎ